[report] 삼포 가는 길 황석영 / 삼포 가는 길 황석영 영달은 어디로 갈 것인가
페이지 정보
작성일 23-02-08 13:07
본문
Download : 삼포 가는 길 - 황석영.hwp
아니나다를까. 현장 사무소가 사흘 전에 문을 닫았고, 영달이는 밥집에서 달아날 기회만 노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고 나서 비행사처럼 양쪽 뺨으로 귀가리개를 늘어뜨리면서 빙긋 웃었다. 그가 넉달 전에 이곳을 찾았을 때에는 한참 추수기에 이르러 있었고 이미 공사는 막판이었다. 검게 물들인 야전 잠바의 깃 속에 턱이 반 남아 파묻혀서 누군지 쌍통을 알아볼 도리가 없었다. 누군가 밭고랑을 지나 걸어오고 있었다. 새벽의 겨울 바람이 매섭게 불어왔다. 그는 몇 걸음 남겨 놓고 서더니 털모자의 챙을 이마빡에 붙도록 척 올리면서 말했다. 곧 겨울이 오게 되면 공사가 새 봄으로 연기될 테고 오래 머물 수 없으리라는 것을 그는 진작부터 예상했던 터였다. 그는 키가 훌쩍 크고 영달이는 작달막했다.” 그는 털모자를 잠근 단추를 여느라고 턱을 치켜들었다.레포트 > 기타
[report] 삼포 가는 길 황석영 / 삼포 가는 길 황석영 영달은 어디로 갈 것인가
레포트 삼포 가는 길 황석영 / 삼포 가는 길 황석영 영달은 어디로 갈 것인가
순서
Download : 삼포 가는 길 - 황석영.hwp( 55 )
삼포 가는 길 - 황석영 영달은 어디로 갈 것인가 궁리해 보면서 잠깐 서...
삼포 가는 길 - 황석영 영달은 어디로 갈 것인가 궁리해 보면서 잠깐 서...
삼포 가는 길 - 황석영 영달은 어디로 갈 것인가 궁리해 보면서 잠깐 서 있었다. “아까 존 구경 했시다. 그는 길가에 우두커니 서서 담배를 태우고 있는 영달이 쪽을 보면서 왔다. 다가오는 사람이 숲 그늘을 벗어났는데 신발 끝에 벌겋게 붙어 올라온 진흙 뭉치가 걸을 때마다 뒤로 몇 점씩 흩어지고 있었다. 해가 떠서 음지와 양지의 구분이 생기자 언덕의 그림자나 숲의 그늘로 가려진 곳에서는 언 흙이 부서지는 버석이는 소리가 들렸으나 해가 내려쪼인 곳은 녹기 처음 하여 붉은 흙이 질척해 보였다. 그는 팽팽하게 불러 오른 맹꽁이 배낭을 한 쪽 어깨에 느슨히 걸쳐 메고 머리에는 개털 모자를 귀까지 가려 쓰고 있었다. “천씨네 집에 기시던 양반이군.” 영달이도 낯이 익은 서른 댓 되어 보이는 사내였다. 바람 소리가 먼데서부터 몰아쳐서 그가 섰는 창공을 베면서 지나갔다. ...
설명
다. 가지만 남은 나무들이 수십여 그루씩 들판가에서 바람에 흔들렸다. 공사장이나 마을 어귀의 주막에서 가끔 지나친 적이 있는 얼굴이었다. 밝아 오는 아침 햇볕 아래 헐벗은 들판이 드러났고, 곳곳에 얼어붙은 시냇물이나 웅덩이가 반사되어 빛을 냈다.
